안녕하세요. 현지화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팀 리더 오지혜입니다.
저는 영화, 드라마, 예능, 게임, 스포츠, 유튜브 콘텐츠까지 장르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깁니다. 스페인에서 오랫동안 혼자 유학하던 시절에는 콘텐츠가 위로가 되어주었고, 지금은 바쁜 일상 속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저는 콘텐츠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누군가에게 닿는 순간을 소비자로서 매일 경험해 왔고, 자막이 시청 경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자연스럽게 체감해 왔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제작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스페인어 현지화, OTT 후시 녹음 디렉팅, 게임 로컬라이제이션, 다국어 운영까지 현지화의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 왔습니다. 현재는 데브시스터즈에서 30명 규모 현지화 그룹의 그룹장으로서 7개 언어 번역 조직 운영, 품질 체계 구축, 성과 관리, 리소스 계획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입사 1년 만에 팀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지만, 당시 팀에는 저보다 훨씬 긴 경력을 가진 구성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일은 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방식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업계 시장조사를 병행하며, 서로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작업 기준과 성과 평가 체계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핵심 원칙만 분명하다면 나머지는 상황과 피드백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팀의 안정화는 기준을 선언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 기준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몸소 배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사내 최초 AI 번역 툴 제작 TF의 PM으로 참여해 AI 기반 번역 워크플로우 도입을 주도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두가 새로운 방식을 반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일부 언어권에서는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변화의 속도를 맞추는 것보다 변화의 이유를 이해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작은 성공 사례를 함께 만들고, 품질 기준과 검수 체계를 먼저 정비하며 구성원들이 각자의 속도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변화의 과정은 때로 더디고 지치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의 뿌듯함은 지금도 제가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현지화는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해외 콘텐츠를 한국 시청자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온전하게 전달하는 한글자막팀의 역할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콘텐츠에 대한 애정과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더 좋은 콘텐츠 경험을 전달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